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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맞서려 밀어준 구글 너무 컸네

노구라 2013.02.04 07:30
애플과 맞서려 밀어준 구글 너무 컸네
국내 포털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임직원 1400여명의 새해 선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를 지급하기로 했다. 2009년 추석을 앞두고 전 직원에게 애플 아이폰 3GS를 지급하며 ‘아이폰 쇼크'에 빠르게 대응했던 다음 직원들이 3년 만에 아이폰을 최신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게 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직원들이 애플 생태계에만 적응해 국내 시장의 80% 가까이를 차지한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영진에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향력 확대 애플과 닮은꼴

이 같은 움직임은 사실 해외에서 먼저 일어났다. 페이스북은 2012년 8월 안드로이드 사용을 권장하는 ‘드로이드푸드(Droid Food)’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용어는 미국개발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개발한 제품은 자신이 직접 사용해 평가해봐야 한다는 의미의 은어인 ‘개밥 먹기(Dog food)’와 ‘안드로이드’를 붙여 만든 합성어다.

페이스북 역시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했던 만큼 아직도 아이폰 사용자가 월등히 많다. 하지만 최근 회사의 방침에 따라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는 직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이 켐페인은 안드로이드 페이스북 앱을 애플 아이폰에 iOS앱과 동등한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실제 안드로이드 폰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 출시 초기 두드러졌던 애플 iOS 전략은 더 이상 애플 고유의 자산이 아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두 회사의 OS 전략은 서로 닮아간다. 구글 젤리빈과 애플 iOS6로 접어들며 더 비슷해졌다. 음성인식, 3D지도, 전자지갑, SNS 등 대부분 기능이 두 OS 모두에 담겼다. 애플에 시‘ 리’가 있다면 구글엔 보‘ 이스 서치’와 ‘구글 나우’가 있다.

구글에 ‘구글 월릿’이 있다면 애플엔 ‘패스북’이 있다.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도 닮은꼴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완성도가 높아지자 시장에서도 애플 위주의 앱(애플리케이션) 생태계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여기에다 OS를 중심으로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통합하는 등 구글 안드로이드의 애플 추격이 거세다.

IT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2012년 3분기 모바일 OS 시장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72.4%, 애플의 iOS가 13.9%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3분기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이에 비해 iOS의 점유율은 15%에서 13.9%로 줄어들었다. 안드로이드의 성장세에 눌려 리서치인모션(RIM)과 심비안 등의 OS는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OS인 바다의 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과 구글은 한 때 애플이라는 강한 경쟁 상대를 만나 서로를 협력하며 대처해왔다. 이 전술은 쉽게 제압하기 힘든 강자였던 애플에 스마트폰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삼성과 구글의 동침이었다. 이 동맹의 힘은 대단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 윈도를 탑재해 내놓았던 옴니아는 스마트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갤럭시S부터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면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폐쇄적인 애플의 구조와 달리 개방형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결국 애플이 주도하던 스마트폰 생태계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삼드로이드(삼성+안드로이드)’로 애플에 대항했던 삼성과 구글의 협력 관계도 점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2년 5월 런던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S3를 내놓았을 때 구글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삼성전자는 왜 갤럭시S3에 가장 중앙에 위치한 홈버튼을 없애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구글은 모바일 운용 체제인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기준이 되는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생산해 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버전부터 외부 버튼 적용을 줄이려고 시도했다. 구글의 레퍼런스 폰을 생산해왔던 것은 대만 HTC를 제외하고 대부분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갤럭시 모델에서 삼성의 선택은 달랐다. 구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갤럭시S3 외부에 버튼을 달았던 것. 삼성전자가 유지해 온 고유한 디자인의 훼손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구글은 최신 버전인 젤리빈에도 동일하게 버튼을 줄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를 탑재한 갤럭시노트2에서도 여전히 버튼을 없애지 않았다.

구글 역시 2012년 모토롤라를 인수한 후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2011년 구글이 연례개발자회의(I/O)에 내놓은 최신 태블릿PC와 노트북PC는 대부분 삼성전자에 의존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구글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LG전자와 협업해 내놓은 넥서스4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팔려나가는 인기 상품이 됐다.

애플과 맞서려 밀어준 구글 너무 컸네

구글 독자 노선 가나

안드로이드의 최대 공로자인 삼성전자와 구글의 결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2012년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차세대 첨단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X폰’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2013년 출시를 목표로 구글의 제품개발 전문가 리오 론 제품부서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WSJ는 “X폰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지와 동작인식 기능을 강화해 아이폰과 갤럭시 등의 경쟁제품을 압도할 욕심”이라고 전했다. 또 구글은 X폰 출시 이후 X태블릿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WSJ는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X폰 프로젝트 팀원에게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 마케팅 예산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롤라 CEO도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모토로라가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구글이라는 강력한 우군의 지원으로 성장발판을 다지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WSJ는 이번 프로젝트가 신개념 폰 개발도 있지만 안드로이드 모바일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등 협업관계에 있는 제조업체들의 변심에 대비한 ‘보험’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구글 최고위층은 삼성전자가 아마존 킨들파이어처럼 구글 앱을 탑재하지 않은 안드로이드 변형 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나오자 국내에서도 그동안 우려했던 ‘구글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구글의 모바일 OS시장 독점은 삼성도 결국 구글의 서비스와 콘텐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동시에 준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TV 분야에도 이미 진출한 구글은 콘텐트와 플랫폼을 모두 동원할 수 있는데다 모토롤라를 인수해 제조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아직까지는 협력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경계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모바일OS 종속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다른 회사가 주도권을 쥔 플랫폼을 사용하면 어쩔 수 없는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것쯤은 상식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OS를 구글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제품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출시와 업데이트를 구글의 일정에 맞춰야 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앱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수익의 대부분을 구글에게 양보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구글이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들고 앱에서 얻어지는 수익까지 독점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전략을 구체화할 경우 삼성전자에는 계속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체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대한 고민과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OS로 개발한 ‘바다’는 2011년 2분기 출시됐지만 이후 점유율이 2~3%대에 머무르며 부진에 빠져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애플을 동시에 누르고 통합 챔피언에 등극한 것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삼성은 인텔과 손 잡고 ‘타이젠’ 개발 중

이를 타파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무기는 인텔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타이젠을 확산시켜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리눅스재단·인텔 등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리눅스 기반의 스마트폰 OS로 태블릿PC·넷북·차량용 기기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타이젠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모바일OS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함에 따라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4’에 안드로이드 대신 삼성과 인텔 등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타이젠’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타이젠 프로젝트는 삼성전자, 인텔, 화웨이, NTT 도코모, 스프린트, 보다폰 등 다양한 기업과 함께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독자개발 형태로 추진된 바다OS와 달리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모바일OS 독립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는 아마존과 같은 방법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다가 안드로이드의 일정에 맞춰야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했으나 이미 많은 변화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지워냈고 업데이트 일정도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다만 아마존의 독립 성공은 첫번째 전자책 킨들파이어를 출시하기 전에 확실한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영상, 전자책, 앱을 킨들파이어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콘텐트를 준비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리눅스 기반의 타이젠이 삼성전자의 구글의존도를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는지는 타이젠의 완성도와 함께 OS를 중심으로 얼마나 다양한 앱을 제공하고 기존의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가, 또 이에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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